‘사상 초유’ 경찰서장 357명의 항명… “尹정부, 밀리면 끝이다”

‘사상 초유’ 경찰서장 357명의 항명… “尹정부, 밀리면 끝이다”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류삼영 총경(울산 중부경찰서장). ⓒ대통령실, 유튜브 채널 ‘SBS 뉴스’ 영상 캡처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류삼영 총경(울산 중부경찰서장). ⓒ대통령실, 유튜브 채널 ‘SBS 뉴스’ 영상 캡처

제복 입은 무관들이 반기를 들었다. 경찰국 신설에 나선 지지율 30%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는 77년 경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여권에서는 “경찰 총경급들이 윤석열 정권 타도라는 선전포고에 나섰다”며 “밀리면 끝”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23일 전국 경찰서장들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모여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기 위해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열었다. 50여명은 회의에 직접 참석하고, 137명은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무궁화 화분을 보내 지지 의사를 보낸 인원까지 포함하면 전국 경찰서장 600명 가운데 357명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울산 중부경찰서장)은 기자들과 만나 “경찰국 설치와 행안부 장관 지휘규칙 제정 등은 중립성과 책임성이란 경찰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조치”라며 “국민 안전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한 사안인데 국민과 전문가, 현장 경찰 등 각계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경찰의 정치적 중립은 아시다시피 70~80년대에 민주 투사들의 목숨으로 바꾼 아주 귀한 것”이라며 “그게 30년 동안 진행이 되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경찰 제도를 졸속으로 바꾸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류 총경은 그러면서 “경찰국 신설에 찬성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면서 “(경찰국 신설 강행 시) 우리가 할 수 있는 법제도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2차, 3차 회의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 총경은 회의 직후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발령 조치됐다.

행안부 경찰국이 신설되면 법무부 검찰국처럼 인사권과 지휘권을 사실상 행안부 장관이 갖게 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다만, 경찰청 등 경찰 지휘부는 정부와 입장을 같이 한다.

윤석열 정부가 경찰국 신설에 나선 것은 민정수석실과 치안비서관실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는 그간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치안비서관실을 통해 경찰을 통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경찰의 윤석열 정부를 향한 선전포고”라는 말까지 나왔다.

주동식 국민의힘 광주 서구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총경급 경찰들이) 윤석열 정권 타도라는 선전포고에 나섰다”며 “대기발령 따위로는 안된다. 경찰은 그 업무나 조직의 특성상 집단행동 자체가 불법이다. 최대한 일벌백계 엄중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며 “이 싸움에서 밀리면 어차피 윤석열은 살아남을 수 없다. 문자 그대로 육체적 목숨을 잃는다”며 “이걸 잊으면 안 된다. 내전이다. 이 말의 의미를 가볍게 여기지 마라. 양쪽 다 물러서는 건 곧 죽음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야당에서는 응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작금의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가 될 것인가 정권의 시녀가 될 것인가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경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해치면서까지 검찰 공화국의 수족으로 만들려는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시도에 당당하게 저항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신교근 기자 / cmcglr@cmcglr.com